
오후 4시에 출근해 자정까지 실내에서 일하다 보니, 어느 날 문득 하루 중 햇빛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피곤함이 쌓이던 시기였고, 처음에는 '비타민D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어 바로 보충제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파고들어 보니,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틀려 있었습니다.
비타민D 부족 원인, 생활패턴을 먼저 들여다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실내생활이 많으면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그 말을 처음엔 너무 단순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제 생활을 돌아보면 출근 전 오전 시간이 비어 있음에도 실제로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침은 레몬즙과 올리브유 캡슐로 간단히 때우고, 생선은 외식할 때 고등어구이를 어쩌다 한 번 먹는 정도였습니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fat-soluble vitamin)의 일종입니다.
여기서 지용성이란 물이 아닌 기름에 녹는 성질을 뜻하는데, 이 때문에 체내에 축적될 수 있고 반대로 과잉 섭취 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피부가 자외선B(UVB)에 노출될 때 체내에서 합성되는 방식으로 공급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 비타민D 결핍이 생활패턴만으로 단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소화기관의 흡수 능력이나 신장 기능 같은 신체 내부 요인도 비타민D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장에서는 비타민D를 활성형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일어나는데, 이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충분히 섭취해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솔직히 예상 밖이었던 사실이 있습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심각한 결핍이 장기간 이어지면 골연화증(osteomalacia)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골연화증이란 뼈의 무기질화가 불충분해져 뼈가 물러지고 통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는 피로감이나 근육 불편감 정도만 느끼거나, 아무런 신호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피로감과 비타민D 부족을 곧장 연결했는데, 피로는 수면 문제, 스트레스, 빈혈, 갑상선 기능 이상 등 전혀 다른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곤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용량 보충제부터 찾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4년 미국 내분비학회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도 특별한 적응증이 없는 건강한 성인에게 비타민D 혈액검사를 일률적으로 권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Endocrine Society, Vitamin D for the Prevention of Disease Clinical Practice Guideline 2024).
- 제한적인 야외활동과 UVB 노출 감소
- 비타민D 함유 식품(연어, 고등어 등 지방 생선) 섭취 부족
- 소화 흡수 문제 또는 신장 기능 이상으로 인한 활성화 저하
-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자각하기 어려움
비타민D 음식과 권장량, 숫자를 알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보충제를 먼저 찾기 전에 음식부터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식단을 점검해보니 연어나 송어처럼 비타민D가 풍부한 지방 생선을 거의 먹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퇴근 후 홈트를 마치고 나면 간단한 것만 먹거나 건너뛰는 날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비타민D 음식으로는 연어, 송어, 고등어, 참치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비타민D 강화식품이 있는데, 강화식품이란 자연 상태에서 영양소 함량이 낮은 식품에 특정 영양소를 인위적으로 첨가한 제품을 말합니다.
비타민D 강화 우유나 일부 두유 제품이 여기 해당하지만, 제품마다 함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저는 장을 볼 때 영양성분표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음으로 하루 권장량 숫자를 확인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세에서 70세 사이 성인의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은 15㎍, 즉 600IU이고, 70세 초과는 20㎍(800IU)입니다(출처: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Vitamin D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s).
400IU짜리 제품도 있고 2,000IU짜리도 흔히 팔리는데, 기준이 600IU라는 걸 알고 나서는 '더 많이 먹으면 더 좋겠지'라는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비타민D가 지용성 비타민이라는 특성이 여기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수용성 비타민은 필요 이상의 양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지용성은 지방 조직에 쌓입니다.
NIH 기준으로 성인의 비타민D 상한섭취량(tolerable upper intake level)은 하루 4,000IU(100㎍)입니다. 상한섭취량이란 건강상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최대 일일 섭취량을 의미합니다.
이 수준을 초과해 비타민D 독성(vitamin D toxicity)이 발생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고칼슘혈증(hypercalcemia)이 생길 수 있고, 메스꺼움, 근력 저하, 신장결석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가장 많이 간과되는 것 같습니다.
약국이나 온라인 광고에는 고용량 비타민D 제품이 넘쳐나지만, 결핍 치료 목적으로 고용량을 사용할 때는 일반 권장량과 다른 기준이 적용되며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금 당장 보충제를 결정하기보다, 오전 시간을 활용해 가볍게 걷거나 출근 전 짧은 야외 시간을 만드는 것을 먼저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곤하면 비타민D 부족인 건가요?
A.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피로감은 수면 문제, 빈혈, 갑상선 기능 이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D 결핍은 오히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피로 하나만 보고 부족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Q. 40대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이 얼마나 되나요?
A. NIH 기준으로 1세에서 70세 사이 성인의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은 600IU(15㎍)입니다. 70세를 넘으면 800IU(20㎍)로 올라갑니다. 상한섭취량은 하루 4,000IU로, 이 수준을 넘으면 고칼슘혈증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보충제를 선택할 때 용량을 반드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Q. 실내에서 일하면 비타민D 결핍이 생기나요?
A. 제한적인 UVB 노출은 비타민D 합성 감소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내 근무 자체가 곧바로 결핍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식이 섭취 수준, 신체 흡수 능력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영향을 줍니다. 생활패턴을 점검해보는 것은 의미 있지만, 결핍 여부는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비타민D 음식으로 뭘 먹으면 좋나요?
A. 연어, 송어, 고등어, 참치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이 대표적입니다. 비타민D 강화식품(강화 우유, 일부 두유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제품마다 함량 차이가 크므로 영양성분표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저는 일주일 식단에 생선을 자연스럽게 포함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Q. 비타민D 보충제를 그냥 먹어도 되나요?
A. 일반적인 권장량 수준이라면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고용량 보충제를 장기간 임의로 복용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비타민D는 지용성이라 체내에 쌓이고, 과잉 섭취 시 비타민D 독성과 고칼슘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핍 치료가 목적이라면 의료진과 상담 후 검사와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결론
비타민D에 대해 알아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바꾼 건 생각의 순서였습니다.
'피곤하다 → 비타민D 부족 → 보충제 구입'이라는 흐름이 얼마나 단순한 논리였는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비타민D 결핍은 증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부족 원인도 생활패턴부터 신체 내부 요인까지 다양합니다.
지금 저는 오전 시간에 짧게라도 걷는 습관을 만들고, 주 1~2회는 고등어나 연어를 식단에 넣으려고 신경 씁니다.
보충제가 필요하다면 용량과 근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할 생각입니다.
건강관리에서 '많이'보다 '적절하게'가 더 중요하다는 걸, 비타민D 하나를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참고: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Vitamin D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s | NIAMS, Calcium and Vitamin D: Important for Bone Health | Endocrine Society, Vitamin D for the Prevention of Disease: Clinical Practice Guideline, 2024